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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시계의 메트로놈, 규칙적인 식사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붙잡는 원리

현대인의 불규칙한 생활 습관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들쭉날쭉한 식사 시간이다. 바쁜 업무로 끼니를 거르거나 퇴근 후 한꺼번에 몰아 먹는 폭식은 단순히 위장 장애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의 불수의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입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영양 공급'은 생존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으로 간주된다. 일정한 시간에 이루어지는 식사가 어떻게 자율신경의 시소게임을 안정시키고 전신 대사의 리듬을 조율하는지 그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규칙적인 식사가 자율신경 안정을 돕는 첫 번째 경로는 '인슐린과 코르티솔의 조화로운 분비'다. 우리 몸은 식사 시간이 일정할 때 그 시간에 맞춰 소화 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할 준비를 하는 '조건 반사' 시스템을 가동한다. 하지만 식사가 불규칙하면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수시로 분비되며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한다. 일정한 식사 루틴은 뇌가 혈당 조절을 위해 비상 모드를 가동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부교감신경의 활성도를 높여준다.

내분비내과 전문의 최승현 박사는 인터뷰에서 "불규칙한 식사는 자율신경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신호 교란'과 같다"고 경고했다. 최 박사는 "음식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뇌는 이를 기아 상태로 인식해 공격성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아드레날린 분비를 늘린다"며 "반면 규칙적인 식사는 자율신경계가 안정적인 '박자'를 타게 하여 정서적 평온함은 물론, 야간의 멜라토닌 분비까지 원활하게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경로는 '장-뇌 축(Gut-Brain Axis)의 안정화'다. 장에는 뇌만큼이나 많은 신경세포가 분포해 있어 '제2의 뇌'라 불린다. 규칙적인 식사는 장내 환경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장 점막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춘다. 특히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상당량이 장에서 합성되는데, 일정한 식사 리듬은 이 세로토닌 시스템을 안정시켜 자율신경의 조절 능력을 강화한다. 장이 편안해야 뇌가 편안하다는 말은 자율신경계의 관점에서 과학적 사실이다.

식품영양학 전문가 이지연 교수는 본지와의 대담에서 "식사 시간의 일관성은 '심부 체온'의 주기적 변화를 완성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음식을 소화할 때 발생하는 열생산(DIT)은 체온을 높여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데, 이것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자율신경계가 체온 조절에 쏟는 에너지를 아껴 신체 복구에 집중할 수 있다"며 "불규칙한 식사는 체온 리듬을 깨뜨려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만성 피로를 유발하는 핵심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는 '미주신경(Vagus Nerve)'의 긴장도를 적절히 유지해준다. 부교감신경의 핵심인 미주신경은 식사 시 위장의 팽창과 영양분 감지를 뇌에 전달하며 이완 신호를 보낸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면 미주신경이 규칙적으로 자극받아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 반면 장시간 공복 후 급하게 먹는 습관은 미주신경에 과부하를 주어 오히려 소화 불량과 함께 가슴 두근거림이나 두통 같은 자율신경 실조 증상을 악화시킨다.

전문가들은 '시간의 양'보다 '시간의 일관성'을 강조한다. 거창한 식단이 아니더라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수저를 드는 행위 자체가 자율신경계를 치료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강력한 처방전이 된다. 식사 중에는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오로지 맛과 질감을 느끼는 데 집중할 때, 자율신경의 회복 탄력성은 극대화된다.

결국 자율신경계는 '예측 가능한 일상' 속에서 가장 평온을 유지한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마주하는 식탁은 내 몸의 모든 장기에게 "오늘도 평화롭다"는 안심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 뒤엉킨 자율신경의 실타래를 풀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식사 시간표부터 점검해 보길 권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성껏 나누는 한 끼 식사는 당신의 몸 안에 멈춰 있던 생명의 메트로놈을 다시 힘차게 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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