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길고 뜨거웠다. 전국적으로 8월 한 달간 이어진 폭염 속에서 응급실에는 어지럼증, 가슴 통증,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입원실을 채웠다. 기후 변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더위’는 이제 단순 불쾌지수가 아니라 심혈관 환자에게 생명과 직결된 변수다.
■ 더위는 혈관을 어떻게 위협하나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내부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혈관을 강하게 확장시킨다. 그 결과 평소보다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어지름증이나 탈진 증세가 찾아온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땀을 흘리면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혈액이 ‘걸죽’해진다. 혈액 점도가 증가하면 심장은 더 세게, 더 자주 뛰어야 하며 혈관 내 혈전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가진 환자라면 더위와 탈수에 훨씬 취약할 수밖에 없다. 노령층은 갈증을 잘 못 느껴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7월 이후 심근경색, 뇌졸중 등급 환자 발생 신고가 평년 대비 크게 늘어난 의료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 ‘물과 그늘’은 생명선
심혈관질환자의 기본 예방수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매일 1.5~2리터의 수분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한꺼번에 마시기보다 수시로 소량씩 마시는 것이 좋다. 외출은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12시~5시를 피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챙이 넓은 모자와 밝은 색 옷으로 자외선을 가려준다.
실내에서는 에어컨, 선풍기를 유연하게 활용하되 온도를 26도 수준으로 맞춰 급격한 냉방을 피한다. 갑자기 서늘해진 환경에 노출되면 오히려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심장에 갑작스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 역시 기온이 낮은 아침이나 저녁에 30분 이내로 가볍게 하는 것이 권장된다.
■ 참지말고 도움을 요청하기
가끔씩 심장관련 불안 증상이 생겨도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진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지러움, 구토, 숨참, 흉통 등은 스스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증상 발생 시 즉시 119나 가까운 의료기관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이전에 관련 질환을 앓았던 사람, 만성질환 약을 꾸준히 먹는 고령자의 경우 서늘한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심혈관질환 사고는 결국 ‘예방 가능했던 인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환경·기후 변화는 건강 문제
한편, 고령 사회가 본격화되고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공중보건 정책 차원의 대응도 요구된다. 지역별로 무더위 쉼터 확대, 물 배급 서비스 강화, 정보 전달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기상이변이 건강 취약계층에게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 대책이 각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더위’와 ‘심장’은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서 우리의 건강 습관과 사회적 안전망 역시 달라져야 함을 보여준 한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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